[ZEP QUIZ를 만든 사람들] ③ 게임의 언어로 수업에 재미를 더하다
ZEP QUIZ를 만든 사람들 인터뷰 시리즈에서는, 서비스의 시작을 함께해 온 ZEP QUIZ 팀원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재미있는 퀴즈의 비밀
퀴즈에 ‘재미’를 더하는 기능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은철님과 우혁님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팀전, 라운드전 등 수업의 흐름을 바꾼 ZEP QUIZ의 여러 기능을 개발한 콘텐츠 개발자 은철님과 우혁님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학생들이 즐겁게 배우고, 선생님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퀴즈맵을 만들기 위한 두 분의 고민이 담긴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ZEP QUIZ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사람들
Q. 안녕하세요 우혁님, 은철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우혁) ZEP 크리에이티브 파트에서 콘텐츠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최우혁입니다. ZEP QUIZ의 새로운 맵 템플릿이나 모드, 그리고 기능을 개발하는 일을 주로 합니다. 맵 디자이너분들과 같이 퀴즈 맵의 컨셉과 연출을 의논하고, 다양한 기능들을 구현합니다.
(은철) 안녕하세요, ZEP QUIZ에서 콘텐츠 개발자로 근무하고 있는 심은철입니다. 저는 주로 아트팀에서 제작해주신 다양한 맵에 기능을 더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퀴즈 콘텐츠로 완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ZEP Script를 활용해 사용자의 움직임, 상호작용, 효과 및 채점 등의 로직을 구현하고 있으며, 기획자, 디자이너, 아트 작업자와 긴밀하게 협업해 교육적 효과와 재미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ZEP Script는 어떤 계기로 접하시게 되었나요?
(은철) 메타버스 분야에 원래 관심이 많았는데, 국내에 ZEP이라는 서비스가 출시된다는 소식을 듣고 ZEP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ZEP Script가 업데이트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걸로 뭔가 만들어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에 사이드 프로젝트로 오목 앱을 만들어봤죠. 그 프로젝트를 계기로 ZEP에 합류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ZEP Script 기반의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우혁) 저는 ZEP Script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커뮤니티에 참여해 독학을 시작했어요. 코딩은 처음이었지만, 커뮤니티에서 질문도 주고받고 여러 기능을 직접 실험하면서 점점 깊이 빠져들게 되었고 지금은 ZEP의 콘텐츠 개발자로 다양한 기능을 만들고 있습니다.
퀴즈에 생동감을 더하는 방법
Q. ZEP QUIZ의 기능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우혁) ZEP QUIZ는 메타버스 플랫폼 ZEP을 기반으로, 다양한 인터랙션 요소와 기능을 ZEP Script라는 자체 스크립트 언어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ZEP Script는 JavaScript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언어로, 가상 공간에 오브젝트를 설치하거나 캐릭터의 외형이나 속성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문법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코딩이 처음이라도 쉽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은철) 예를 들어, 사용자가 문제 오브젝트 근처에 다가가면 자동으로 문제가 표시되거나, 정답을 맞히면 효과음과 함께 이펙트가 표시되는 인터랙션 요소는 모두 ZEP Script를 통해 제어됩니다.
Q. 인터랙션 요소가 무엇인가요?
(은철) 인터랙션 요소란 사용자가 게임이나 학습 콘텐츠 안에서 직접 반응하거나 조작할 수 있는 부분들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퀴즈를 풀 때 버튼을 누르거나, 맵 위에서 캐릭터를 움직이며 정답을 찾는 행위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해요. 단순히 ‘보기’만 하는 상태를 넘어 ‘참여’하는 학습을 가능하게 해주는 중요한 장치죠.
(우혁) ZEP QUIZ에서는 맵 컨셉에 맞는 퀴즈 오브젝트, 속도를 높여주거나 떨어뜨리는 부스터와 장애물, 다가가면 열리는 자동문, 문제를 모두 풀면 자라나는 나무 같은 오브젝트들이 모두 인터랙션 요소에 해당합니다.
몰입감 있는 수업을 위한 고민
Q. 수업 현장에서 쓰일 기능을 개발하실 때, 어떤 점을 가장 신경 써서 보시는지 궁금해요.
(우혁) 새로운 기능을 만들 때는 학생들이 흥미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고 재미있는 흐름을 설계하는 데 가장 집중합니다.
ZEP QUIZ의 가장 큰 강점은 ‘재미’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진짜 재미있는 경험이 되려면, 먼저 그 환경에 부담 없이 스며들 수 있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기능을 만들 때는 인터랙션 요소들을 통해 가상공간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구현하려고 해요. 이런 설계가 있을 때,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학습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은철) 저는 ‘직관적인 조작’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초등학생도 별도의 설명 없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복잡한 조작 없이 단순하고 명확하게 동작하는 구조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특히 교육 현장에서는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기기를 활용하는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터치 기반의 인터페이스에서도 오작동 없이 자연스럽게 작동할 수 있도록 입력 방식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하나의 기능을 만들 때마다, 그것이 수업 상황에서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실제로 교실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테스트와 개선을 반복하고 있어요.
Q. 선생님들께 많은 사랑을 받는 ‘팀전’과 ‘라운드전’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은철) 아이디어 회의에서 팀전 모드에 관한 이야기가 처음으로 나왔어요. 학생들이 팀을 나눠 점수 경쟁을 하면 더 집중하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출발점이었죠. 팀 역할 표시, 점수 분배, 연출 타이밍 등을 UI로 구현하는 과정은 도전적이었지만, 굉장히 의미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처음 버전을 출시한 뒤에는 “점수 차이가 너무 벌어지면 의욕이 떨어진다”라는 피드백도 받았어요. 그래서 ‘보너스 타임’ 같은 역전 기회를 추가해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선했습니다. 그렇게 협동 효과를 많은 선생님들께 인정받고 있어 뿌듯합니다.
(우혁) 라운드전은 제가 직접 기획한 건 아니지만, 입사 후 맡게 된 첫 대형 프로젝트였습니다. 은철님이 만든 팀전 구조를 바탕으로 기능들을 구현하면서, 처음으로 규모 있는 개발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그만큼 배우는 것도 많았고, 무엇보다 많은 선생님들께서 실제 수업에서 활용해 주시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Q. ZEP QUIZ 기능을 개발하면서 가장 도전적이었던 순간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우혁) 저는 항상 가장 최근에 작업 중인 기능이 가장 도전적으로 느껴집니다. 지금은 스토리 요소를 강화하기 위한 ‘대화창 시스템’을 개발 중인데요, 학생들이 NPC와 소통하면서 문제 풀이 전후에 맥락을 이해하고, 동기부여를 도와주는 기능입니다.
문제 풀이에 따라 등장인물이 응원하거나 힌트를 주기도 하고, 몰입감 있는 연출이 더해지면서 ZEP QUIZ를 하나의 이야기 흐름처럼 즐길 수 있게 될 거예요.
많은 양의 대사 데이터 처리와 다국어 지원 등의 기술적인 측면, 다른 기능과의 연계와 추후 확장성 등을 고려하면서 제작하다 보니 난이도가 높게 느껴지네요. 아직 완성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ZEP QUIZ를 더 몰입해서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 되길 바라며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은철) 저는 원숭이의 모험 맵을 꼽고 싶어요. 기존 ZEP QUIZ는 상하좌우로 이동하는 탑다운 뷰가 기본인데, 이 맵을 만들 때는 이러한 기본 구조를 벗어나, 좌우 이동만 가능한 횡 스크롤 형식으로 개발을 시도했었습니다. 기본 시스템이 이를 지원하지 않는 구조였기 때문에, 상하 이동을 제한하는 등 여러 가지 제약을 극복해야 했습니다.
상하 이동을 막고, 장애물 충돌, 밧줄 타기 같은 새로운 요소를 구현하려다 보니 기존 퀴즈 기능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했고, 내부적으로도 많은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아이들이 게임처럼 즐기며 문제를 풀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게 되었고, 아트적으로도, 개발적으로도 가장 도전적이면서도 보람 있었던 경험입니다.
Q. 가장 애착이 가는 맵이나 기능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우혁) 저는 올해 4월 공개된 라운드전 모드와 그 첫 번째 맵인 ‘최고의 농부’에 가장 애착을 느낍니다. 2~3개월가량의 개발 기간동안 여러 차례 내부 테스트를 했고, 더 좋은 방향을 찾기 위해 많은 수정을 거쳐 지금의 형태로 완성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게임 요소와 학습 흐름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법을 많이 고민했던 작업이었습니다. 단순히 재미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수업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조정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죠.
돌이켜보면 시행착오도 많았고, 그래서 더 애착을 넘어 애증까지 느꼈던 프로젝트였지만, 많은 선생님께서 활용해 주고 계셔서 그만큼 큰 보람도 느끼고 있습니다. 최근에 라운드전의 1차 개선 작업이 완료되어 적용되었는데, 앞으로도 선생님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차근차근 개선해 나갈 계획입니다.
(은철) 모든 맵과 기능들에 애착이 있지만, 기존의 개발 방식과는 조금 다른 시도를 했던 맵이 특히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예를 들어, 정답을 맞힐 때마다 갑옷과 무기를 하나씩 장착하며 황금 용사로 변신하는 ‘던전 맵’, 문제를 풀수록 조명이 켜지며 공간이 바뀌는 ‘옥상 파티 맵’은 정답에 대한 보상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며 성취감을 높이는 데 집중한 시도였습니다.
또 기존 ZEP 플랫폼에서 지원하지 않던 횡스크롤 이동을 직접 구현한 ‘원숭이의 모험 맵’, 일정 시간마다 기차가 지나가 사용자가 피해 다녀야 하는 긴장감 있는 인터랙션을 담은 ‘태국 철도시장 맵’도 개발적으로 도전이 컸던 작업이라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기억에 남는 각각의 맵에는 기능적인 실험뿐 아니라 학습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고민이 담겨 있어서, 애착이 가는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새롭게 구현해 보고 싶은 기능이나 구조가 있으신가요?
(우혁) 협동이 핵심이 되는 신규 모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혼자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보다는, 팀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아이디어가 발전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이 협동 과정을 통해 재미를 느낀다는 이야기를 자주 전해 듣기도 하고, 마음님이 오래전부터 협동전 개발을 갈망해 오셔서, 저도 어서 빨리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문제를 풀어서 몰려오는 몬스터들을 물리치거나, 보스몬스터를 공격해 무찌르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즘 학생들은 게임의 문법에 익숙하기 때문에, 이런 형태라면 자연스럽게 몰입하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은철) 틀린 문제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능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지금은 퀴즈를 다시 풀고 싶을 때 처음부터 전부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오답만 골라서 다시 풀 수 있다면 학습 효율이 훨씬 올라갈 거로 생각해요.
예를 들어, 퀴즈를 모두 푼 뒤에 오답만 모아주는 ‘오답 노트 맵’이 열리거나, 맵 위에서 틀린 문제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구역이 표시되는 방식도 가능하겠죠. 이런 구조라면 학생들이 자신이 어려워했던 문제를 자연스럽게 복습하면서, 다시 풀어냈을 때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고, 더 즐겁게 학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ZEP QUIZ
Q. 선생님이나 학생과 소통하면서 기억에 남는 후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우혁) 저는 사범대 출신이라 지인 중에 교사분들이 많은데요, ZEP 또는 ZEP QUIZ를 수업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정말 뿌듯합니다. 학생들의 반응을 전해 들으면 더 재미있고 유용한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은철) 직접 만나 뵌 적은 없지만, 선생님들께서 보내주시는 많은 피드백 중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한 선생님께서는 “ZEP QUIZ 덕분에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고, 서로 도와가며 문제를 푸는 모습을 보고 정말 감동했다”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퀴즈가 단순한 평가 도구를 넘어서, 아이들 간의 협력과 소통을 이끄는 매개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 다른 분은 “아이들이 퀴즈를 푸는 걸 게임처럼 여겨서, 숙제로 내줘도 즐겁게 참여한다”라고 하셨는데, 그때 '아, 우리가 잘 가고 있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런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 하나하나가 다음 기능을 설계하고 개선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Q. 앞으로 ZEP QUIZ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길 바라시나요?
(은철) ZEP QUIZ가 학습 도구 그 이상, 즉 아이들이 놀듯이 배우고, 선생님들도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퀴즈뿐 아니라 플래시 카드 등 다양한 수업 콘텐츠로의 확장도 꾸준히 고민 중입니다.
(우혁) 저는 크게 두 가지 방향을 기대하고 있어요.
첫 번째로는 선생님들께 도움이 되는 서비스가 되었으면 합니다. 작년에 교생실습을 다녀오면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교육 현장의 선생님들께서 얼마나 바쁘게 일하시는지를 느끼고 왔습니다. ZEP QUIZ가 앞으로 선생님들께서 간편하게 수업을 효율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교육 소외 계층의 다양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저사양 기기에서도 잘 동작하고, 다국어·다문화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교육의 문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Q. ZEP QUIZ를 아껴주시는 선생님들과 사용자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은철) 항상 많은 관심과 사랑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피드백이 저희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고 있어요. 앞으로도 더욱 즐겁고 유익한 학습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ZEP QUIZ, 계속 지켜봐 주세요!
(우혁) 회사 메신저에 고객 문의 알림이 기록되는 채널이 있습니다. 가끔 그 안에서 수업 중 ZEP QUIZ를 사용하던 학생들이 보낸 듯한 메시지를 발견할 때가 있어요.
그런 메시지를 볼 때마다,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이야기하고, 더 잘 만들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ZEP QUIZ가 선생님과 학생 모두에게 유익한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좋은 콘텐츠와 기능을 만들어가겠습니다. ZEP QUIZ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